은둔형 외톨이, 젊은층 5.0% → 장년층 6.6% → 노년층 10.5%로 연령에 따라 증가

고립된 청년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못하면 고립된 장년→고립된 중년→고립된 노인으로 생애 마감

“사회적으로 그냥 시체 상태였거든요.”

“쓰레기 방이 그냥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거 같아요.”

“방에서 생을 마감할 거라는 그런 상상을 많이 했었어요.”

우리나라는 은둔형 외톨이 일본은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있다. 재능을 익히기 위하여 스스로 고립하는 재야의 '은둔 고수' 이야기는 아니다. 자존감이 낮고 쓰레기 방을 벗어나고 싶어 하기도 하고 고독사가 두렵고 고립되거나 은둔하고 있는 청년들인 '고립·은둔 청년'의 이야기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금년도 5월 보건복지포럼에서 ‘고립·은둔 청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은 「청년기본법」에서 정하는 19~34세의 청년의 문제이고 이들의 고립과 은둔을 조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포럼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이란 일반적으로 “정서적 교감을 포함한 도움이 필요한 곤란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지체계가 부재한 상태”이고 “타인과의 유의미한 교류가 없이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하였다.


은둔하는 사람들은 집이나 방과 같은 물리적 공간에서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외출을 제한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고립·은둔 청년은 사회적 관계 자본이 부족하거나 결핍된 청년이다. 그중에서도 은둔 청년은 집이나 방과 같은 제한된 물리적 공간에서 생활한다. 생계유지를 위해 경제활동 혹은 그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니트족' 혹은 '구직단념청년'과 구별된다. 연령대별 고립 인구 출현율에서 보듯이 젊은 시절에 고립과 은둔에 한번 빠지면 스스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늪의 소용돌이처럼 고립된 인생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2022년 부산에서 현재 은둔자와 과거 은둔 경험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사례가 있는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은둔자 21.1% 정도가 고등학교까지의 학령기에 처음 은둔에 대해 생각했고 과거 은둔 경험자의 응답률도 21.4%로 유사하다. 20대에 은둔을 처음 생각한 비율은 각각 45.8%, 64.3%에 이를 정도로 실제 은둔을 시작한 나이에 대한 응답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20대이다. 현재 은둔자 52.4%가 과거 은둔 경험자 73.9%가 20대에 은둔을 시작했다.


30대에 은둔을 처음 생각한 비율도 현재 은둔자는 22.5%, 과거 은둔 경험자는 12.1%이다. 실제 30대에 은둔을 시작한 비율도 현재 은둔자 27.3% 과거 은둔 경험자 14.0%이다. 40세 이상 중장년기에 은둔을 시작한 응답률도 낮지 않지만 청년기인 20대에 처음 은둔을 시작했다는 응답률이 절반 이상 수준으로 높다는 것은 고립의 극단적 형태인 은둔이 청년기에 주로 발생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고립·은둔 청년에 주목하는 것은 고립과 은둔의 문제가 장기화되는 것을 예방하려는 것이고 정책도 20대의 젊은 은둔자를 대상으로 전개하여 그 이후의 인생에 대하여 고립과 은둔을 탈출하게 하는 것이 주요하다.


고립 청년은 비고립 청년에 비하여 3배나 고달프다.

2021년에는 고립 청년 중 삶에 ‘매우 불만족’하는 비율이 17.2%로 비고립 청년 4.7%의 세 배 정도에 달한다. 고졸이하의 비율도 각각 28.9%, 16.5%로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은 편이다. 실제로 가구소득이 없는 경우도 고립 청년은 2019년 32.1%, 2021년 53.1%로 나타나 비고립 청년에 비하여 높은 수준으로 경제적인 취약성까지 보이고 있다.



청년 삶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은둔 청년이 응답한 외출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타(이유 없다)'가 가장 다수를 차지하였다. 은둔하는 명확한 이유를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외에 응답률이 높은 것은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였다. 다른 또래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해서 경제활동을 하는데 나는 잘 되지 않고 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은둔하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인간관계’나 ‘학업 중단’을 이유로 하는 경우가 각각 10.0%와 7.9%이다.


학업을 중단하거나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취업이 잘 되지 않고 인간관계가 잘 되지 않아 은둔하는 청년들은 정상적인 이행기 과업을 완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외부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절실하다.


은둔 청년의 은둔 기간을 보면 정부 정책이 왜 청년에게 집중해야 되는지 잘 파악이 된다. 

은둔 기간이 6개월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 38.2%로 높다. 6개월 이상 1년 미만 동안 은둔하고 있는 청년은 20.3%, 1년 이상 3년 미만 동안 은둔하고 있는 청년은 29.6%에 이른다. 다만 3년 이상 은둔하고 있는 청년도 12.0%에 달하고 있어 생애 가장 활발한 청년기에 장기간 은둔하고 있는 청년이 적지 않다.


1년 미만의 은둔 청년이 58.2%로 정부가 은둔 청년을 중심으로 사회밖으로 나오게 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고립된 장년→고립된 중년→고립된 노인'으로의 진행되는 악의 고리를 초기부터 끊을 수가 있다. 


정부가 지원사업을 추진할 경우 첫 번째 목표는 이들의 심리·정서적 활력 회복이다. 두 번째는 사회 재적응이다. 이 단계에서 고립·은둔 청년은 지원인력 외 친구나 동료 등과 사회적 관계를 재형성하면서 사회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세번째는 사회 재진입과 사회통합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수행하기 위해서 먼저 구축해야 하는 것이 안정적인 제도 기반이다. 고립·은둔 청년은 팬데믹 이후 새롭게 발견된 복지 수요이자 신(新)취약계층이다. 전통적인 복지제도 방식으로는 이들을 이해하기도 이들의 사회통합을 지원하기도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


기존의 복지 전달체계와 달리 고립·은둔 청년을 위하여 청년 친화적 전달체계가 필요하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이 새로운 사회적 지지 체계로서 제도적 기반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정부가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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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