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 임신 바우처 확대…쌍둥이 200만 원, 세쌍둥이 300만 원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 발표…다둥이 배우자 출산휴가 5일 더
정부는 쌍둥이, 세쌍둥이 구분 없이 모두 140만 원만 지급됐던 다둥이 임신·출산 진료비 바우처를 태아당 100만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쌍둥이는 200만 원, 세쌍둥이는 300만 원으로 바우처 금액이 늘어난다.
또한 임금 감소없이 하루 2시간 단축 근로할 수 있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신청 기간도 임신 9개월에서 8개월 이후부터 사용 가능하도록 한달 앞당긴다.
다둥이 임산부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 또한 기존 10일에서 15일로 더 늘리고, 산후조리 도우미는 세쌍둥이 이상 가정에도 최대 2명에서 신생아 수에 맞춰 지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을 27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난임·다둥이 부모 등과의 간담회 등 현장 의견을 수렴해 마련된 것이다.
이번 대책은 난임·다둥이 가정의 임신·출산·양육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중점과제 4개와 임신·출산·양육 지원과제 8개로 구성했다.
◆ 다둥이 출산가정 지원
현재 임신·출산 진료비 바우처는 태아 한 명을 임신한 경우 100만 원, 다둥이를 임신한 경우 일괄 14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다둥이 임신의 경우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다둥이 임신에 대해 바우처 지원 금액을 태아당 100만 원씩으로 확대한다.
이에 네쌍둥이를 임신한 경우 현재는 쌍둥이와 동일하게 140만 원을 지원받지만 앞으로는 40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아울러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확대한다.
현재 임신으로 근로시간 단축 신청(임금 감소 없이 하루 2시간 이내)은 임신 3개월 12주 이내 혹은 임신 9개월 36주 이후에만 가능하다.
그러나 다둥이 임신부는 임신 9개월 이전 조산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러한 사항을 개선하고자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임신 3개월(12주) 이내 혹은 8개월(32주) 이후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한다.
또한 세쌍둥이 이상을 임신한 여성은 평균 출산 시기(평균 32.9주 출산)를 고려해 임신 7개월(28주) 이후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이번 대책에서는 특히 다둥이를 출산한 임산부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다둥이를 출산한 임산부와 한 명을 출산한 임산부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은 10일로 같았으나, 앞으로 다둥이 출산의 경우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15일(주말 포함 최대 21일)로 늘린다.
이를 통해 다둥이를 출산한 임산부는 더 오랜 회복 기간이 필요함을 고려해 배우자가 충분히 출산할 수 있도록 휴식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용보험에서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가 5일분에 한정돼 기업에 부담이 크고, 이에 따라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에도 휴가를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고용보험법도 개정해 지원기간을 10일로 확대한다.
한편 현재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은 돌봄 난이도가 높은 세쌍둥이 이상 가정에도 도우미를 최대 2명까지 최대 25일 동안만 지원하고 있다.
또 미숙아의 경우 퇴원일로부터 60일, 출산일로부터 120일 이내에만 도우미 지원이 가능해 120일 이상 장기 입원한 미숙아는 제도를 이용할 수 없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고자 내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에 맞게 세쌍둥이 이상 다둥이 가정에 대한 도우미 지원 인원과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우선 지원기간은 세쌍둥이 이상 가정에 대해 최대 40일로 확대하고 지원인력도 신생아 수에 맞춰 세쌍둥이는 3명, 네쌍둥이는 4명의 도우미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공간적인 한계 등으로 세쌍둥이 가정에서 도우미 인력을 2명만 요청하는 경우 도우미 인력의 업무량 및 난이도를 고려해 수당을 25%까지 높여 지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출산일 기준은 미숙아의 평균 입원기간을 고려해 출산일로부터 120일에서 180일로 늘려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 임신·출산·양육 지원
이번 대책에는 임신 준비과정부터 임신·출산 과정 및 영아의 건강관리, 출산 후 양육 지원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지원대책도 포함하고 있다.
먼저 임신 준비과정의 지원을 확대해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 등에 대해 필수 가임력 검사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내년부터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 등에 대해 필수 가임력(생식건강) 검진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5년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특히 여성에게는 ▲난소기능 검사 ▲부인과 초음파 등 검사에 최대 10만 원까지, 남성에게는 ▲정액검사 등 검사에 최대 5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난임 시술비 지원도 강화하는데, 전국 어디서나 난임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난임시술비 지원의 소득기준 폐지를 추진한다.
또한 가임력 보존 목적으로 냉동한 난자를 실제로 임신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 보조생식술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는 임산부가 태아 검진시간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안도 담았다.
이와 관련해 임산부가 태아검진 시간을 받는 데 필요한 시간을 사업주에게 요구하는 경우 사업주는 이를 허용할 수 있도록 모성보호 알리미 서비스 등을 통해 행정지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2024년부터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에 대한 소득기준을 폐지해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을 강화한다.
◆ 이른둥이, 다둥이 및 다자녀 가정 부담 감소
현재 미숙아·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과 난청검사·보청기 지원은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에만 적용하고, 선천성 이상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은 출생 후 1년 4개월 이내 진단·수술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기준이나 지원기한으로 인해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 의료비로 인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고, 다둥이는 선천성 질병을 앓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가구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기한도 1년 4개월에서 2년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미숙아 지속관리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현재 서울 등 6개 지역에서 신생아집중치료실을 퇴원한 미숙아에게 전문인력을 배정해 건강상담 및 영아발달을 추적 관리하는 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2026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둥이·다자녀 가구는 부모 외 돌봄 인력이 꼭 필요하나 아이돌보미 지원은 소득수준에 따라 정부지원 수준이 제한되어 다둥이 가구의 비용부담 완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출산 후 양육 지원을 강화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다둥이 가정의 부담을 덜기 위해 내년부터 다자녀 가구에 대한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영아 두세 명을 동시에 돌봐야 하는 부담으로 아이돌보미가 다둥이 가구 배치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매칭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영아를 담당하는 돌보미에 대한 추가 수당 지원을 검토한다.
이밖에도 내년 1월부터 다둥이를 출산한 가정은 부모 모두 육아휴직 중이라도 아이돌보미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단태아 중심으로 제도가 설계돼 있었으나, 난임부부가 증가하고 다둥이 출산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다둥이 가정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지원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저출산을 완화하기 위해 임신·출산을 희망하는 부부들에게 체감도 높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다둥이 배우자 출산휴가 등 근로자 여건에 맞는 육아지원제도 확대를 통해 출산·보육 친화적 근무환경이 조성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다둥이 가정의 경제적 비용부담을 완화해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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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