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방비는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분쟁이 없는 국가보다 적다
말로만 철통같은 안보와 자주국방을 외치지 말고 예산이 뒷받침해줘야
분단이 있는 우리나라 국방비를 냉철하게 봐야 한다. 21세기 신냉전이 첨예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나라 국방 예산은 절대적인 수치에서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보다 적다. 국방 예산의 비중도 ‘80년 정부 재정의 34.7%에서 ’22년 13.0%로 줄어들면서 말로만 안보를 외치는 상황이고 상대적으로 성인지 예산은 19.8%나 증가한 실정이다.
국방비는 예산의 시어머니인 기획재정부가 칼질하고 살아 남은 그 예산조차도 국회의 습관성 삭감으로 작아지지면서 2022년 정부재정의 13.0%인 54.61조원인 반면에 2023년 성인지 예산은 32.7조원으로 2022년 27.3조원에 비해 19.8% 증가하였다.
정부는 2023년 정부재정을 639.0조원으로 편성하여 지방재정교육 교부금은 최소한 20.79% 비율인 132.85조원이며 국방비는 57.13조원으로 교육비에 비하여 국방비는 절반도 안되는 4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GDP 2.5-3.0%대의 국방비로 쓰고도 일본은 GDP 1% 수준의 국방예산에도 뒤쳐지는 상황에서 최근 일본이 GDP의 2%대까지 증액한다는 발표로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년대비 겨우 5%대의 증액은 터무니없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정권교체와 여야간 갈등과 관계없이 남북한 분단국가로서 법적으로 묶어 둔 지방재정교육 교부금처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재정 규모는 커져가지만 복지와 교육에 관심을 갖고 예산을 집중하다 보니 국방예산은 줄여도 되는 동네북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K-방산으로 폴란드에 대규모 방산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어 뿌듯한 자부심을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 국방비는 수십년 동안 낮아지면서 이제는 더 이상 감소시킬 예산도 없을 정도로 축소되었다.
우리나라 국방비는 보수, 진보 정권의 구분없이 추세치로만 본다면 매년 낮아지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과연 정부예산만 본다면 분쟁 국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 국방비 지출 규모는 '20년 기준 404억 달러로 미국(7,380억$), 일본(497억$), 러시아(432억$), 중국(1,933억$), 영국(615억$), 프랑스(550억$), 독일(513억$), 사우디(485억$), 호주(313억$) 등 경쟁 국가는 물론 대표적인 비분쟁 지역인 호주 수준을 간신이 넘기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의 증가에 비하여 국방예산은 터무니 없이 낮으나 교육이냐 안보냐? 2분법적인 시각보다는 시대적인 환경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교육 예산이 제법 많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 세금의 1/5을 법으로 강제 할당하면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교육재정 예산은 50년전에 법으로 정부 국세의 일부를 강제 할당하도록 만들었으며 현재는 국세의 20.79%를 총액으로 보장받고 있는 21세기 신성불가침의 예산이다. 국세뿐만 아니라 금융, 보험 수입금액의 0.5%, 개별소비세액 30%, 교통세액 15%, 주세액 10% 등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곳에 교육재정 교부금이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에 반해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이념이 다른 중국과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어렵게 경제를 발전시키고 GDP 규모도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비는 사실상 축소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국방비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독립과 주권을 유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되는 비용으로 현존전력을 유지 운영하는 비용인 ’전력운영비‘와 신규전력 확보를 위한 무기구입 및 개발 비용인 ’방위력개선비‘로 나뉘어진다.
병사의 병장 봉급을 100만원까지 올리겠다는 예산은 전력운영비에 속하며 F35를 구매하거나 항공모함을 만들겠다는 예산은 방위력개선에 속한다.
국방부 정책브리핑 자료에서 국방부는 국방예산 증가율 3.4%에서 4.6%로 확대 편성하고 전년대비 전력운영비 (+)5.8%, 방위력 개선 (+)20%으로 증가시키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핵심전력도 확보하고 군의 복지와 환경도 개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항목별로 보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핵심 전력 확보 예산에 한국형 3축 체계 능력 강화 5조 2,549억원, 작전적 대응능력 강화 6조 6,447억원 등이 방위력 개선비이다.
전력운영비로는 단기복무 장려금·수당 50%가 인상되고 급식 질(質) 개선, 병영생활관 2~4인실로 개선, 모포·포단에서 실내용 상용 이불로 전면 교체, 개인 전투 장구류 조기 보급, 소대 지부 활동비 2배 인상(월 62,500원 → 125,000원), 주임원사 활동비 30만 원 지급, 주택수당 2배 인상(월 8만원 → 16만원) 등이다.
첨단 ICT 신기술 도입을 확대하여 AI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기 위하여 지능형 스마트 부대 확대, 실전적 과학화 훈련시설 확충, 예비전력 정예화 투자를 위해 동원 훈련 보상비 2만원 인상(6.2만 원 → 8.2만 원) 등이 있다.
국방 R&D를 위하여 첨단 무기기술 확보(1조3,959억원), 수출 전략 무기 부품의 국산화(1.845억원), 우수 방산기업 성장단계별 지원(310억원), 방산소재 개발 지원 사업(30억 원) 등이 있다.
국방부의 발표 자료를 보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동해상으로 연일 미사일을 쏘고 있는 안보 상황에서 국민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과거 1945년 해방 정국에서 회자되는 말이 “미국을 믿지마라. 소련(러시아)에 속지마라. 일본은 다시 일어난다” 였다. 요즘은 중국까지 안보 측면에서 우리의 우방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의 안보지형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21세기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힘이 없는 경우 주변국에게 언제든지 당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복지와 교육분야 예산이 국민에게 중요하지만 그 밑바닥의 안전은 안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는 국방비를 감춰둔 용돈처럼 더 이상 빼먹지 말고 미래의 안전한 안보를 위하여 국방부 예산은 보호해줘야 하며 좌우, 여야할 것 없이 ’방위력 개선비‘는 충분히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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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미 기자 다른기사보기